요즘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나홍진 감독의 최신작 HOPE 를 보았다. 아주 큰 기대를 가지고 영화를 보았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했던가?
나홍진 감독이 누구던가? 추격자, 황해, 곡성 등 리얼리티가 지나치게 리얼해서 영화 장면 장면이 쇼킹하고 리얼한 건 기본이고, 영화 스토리의 전개가 감독 특유의 집요함과 지나친 친절함으로 극 전개가 왜 그렇게 되는지 관객이 설득 당할 수 밖에 없었던 탄탄한 시나리오가 든든한 영화들 이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비오던 여름날 심야에 영화 추격자를 엄청난 몰입감과 쇼킹으로 영화를 봤던 기억이… 배우 김윤석의 처절하고 인간미 넘치는 연기는 기본이었고 영민 (하정우) 이라는 곱상한 부잣집 아들 이미지의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를 연기한 하정우의 연기는 그 자체가 오싹 그 자체였으며 영화 스토리 전개도 든든한 시나리오에 기반하여 엄청난 템포감으로 숨가쁘게 전개되어 갔다. 특히 미진 (서영희 분)이 납치 되었다가 가까스로 탈출해서 구멍가게에 몸을 숨겨서 관객 모두가 ‘휴, 이제 살았다’ 라고 안심했는데 싸이코패스 살인마 영민에게 구멍가게 여주인과 함께 잔인하게 살해 되었을때 와…그 허탈감은 대단했다. 그렇게 나홍진 감독은 잔인하리 만큼 집요했고 한 치의 양보가 없었다.
영화 황해는 또 어땠는가? 연변에서 빛더미에 쌓여 힘들게 살아가는 구남 (하정우 분)이 면가 (김윤석 분) 로 부터 청부 살해 제안을 받고, 한국으로 돈벌러가 소식 없는 아내를 찾을 겸 빛도 갚을 겸 어쩔 수 없이 제안을 수락하고 황해를 건너 목표물 김승현 (곽도원 분) 살해를 위해 잠복 하던 중, 자신의 눈앞에서 목표물이 살해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살인자로 누명을 쓴채 경찰과면가와 청부 김태원(조성하 분) 에게 쫓기는…주인공 구남이 황해를 건너 청부 살해 제안을 왜 수락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이유도 튼튼한 스토리와 감독 특유의 집요한 친절함에 우리 모두는 어느새 구남 (하정우 분)을 애처롭게 바라 보며 그와 동화 되어 갔다.
한국 오컬트 영화의 진수라고 평가 받는 영화 곡성은 어떤가? 전라도 한 시골에서 마을 주민들이 괴이하게 죽어가는 연쇄 살인 사건을 시골 경찰 전종구 (곽도원 분)이 파악해 가다 자신의 딸이 의문의 피부병에 걸리며 또 귀신에 씌워 무당 일광 (황정민 분) 을 불러 들여 귀신과의 담판을 벌이는 음산하고 괴이한 그 영화를 보며 ‘아, 귀신이 정말로 있을 수 있겠다..’ 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며 내 주변, 우리 주변에 나쁜 기운 (귀신이 생겨나는?) 을 어떻게 하면 회피 할 수 있을지 (귀신과 절대로 맞짱 뜨면 안된다. 그것은 승산이 제로인 백전백패 이니까…) 심각하게 고민하게 했던 아주 리얼 했던 영화였다. 나홍진 감독의 탄탄한 스토리와 집요한 친절함으로…
그런데 이번에 영화 HOPE 는 어땠는가? 칸느 영화제에 경쟁작으로 초청을 받은 영화라고 해서 너무 잔뜩 기대를 했던 탓 일까? 아니면 영화 추격자, 황해의 리얼리티와 긴박한 몰입감에 길들여져 기대를 했던 탓 일까?? 아니면 나홍진 감독의 우주적 세계관을 내가 감히 이해를 못한 탓 일까? 아니면 영화에서 외계인의 등장은 SF물이나 할리우드식 영화로 가야 한다는 내 이분법적 사고가 문제였을까?
하여튼 엄청난 쇼킹과 몰입감으로 다가온 전작들에 비해 12년 만에 스크린에서 만난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는 영화 내내 많이 낫설었고 긴박감도 많이 떨어졌다. 마일 신작로 한 가운데 소가 의문의 상처로 죽어 있음을 발견하면서 (누가 이런 짓을 했을까??) 영화가 시작 되는데 시골 마을 읍내 전체가 폐허로 변해 있었고 마을 사람들은 총으로 무장해 그 범인(?) 을 목격하고 쫓아 가는데 어두운 공간에서 갑자기 나타난 CG의 큰 괴물이 나타났을때 오싹하고 무서웠다 라기 보다는 ‘ 뭐야??’ 라는 엉성한 실망감은 솔직한 느낌 이었다. 그리고 그 괴물이 그렇게 마을 전체와 마을 사람들을 죽이게 된 이유가 아기 외계인 왕세자 칼리가 마을 주민 양배에게 살해된 이유라는 상황 설정도 그 왕세자의 엄마인 여왕 조르를 이해하거나 ‘인간은 역시 잔인해..’ 라고 생각하며 외계인을 동정하게 되지는 않았다. 엉성했다. ‘왜, 영화에서 외계인이 나와야 하는 거지?’ ‘인간에겐 HOPE 가 없고 외계인에겐 HOPE가 있나?’ 외계인을 추적하는 사냥꾼 성기 (조인성 분)는 외계인의 여러번 내동댕이 처짐에도 죽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 있는 상황도 너무나 비현실 적으로 느껴졌다. 잔인한 리얼리티의 나홍진 감독인데…ㅠ 영화 후반 외계인 모선 함대의 파괴 장면도 이해가 잘 안되었고 외계인 여왕 조르가 성경 귀절 히브리서 11장 1절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라고 대사를 을프는 것도 생뚱 맞았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나올 때 생각해 보았다. “과연 영화 HOPE 가 전하려는 메세지가 뭘까?” “외계인이나 인간이나 생명은 존귀하다. 특히 가족은 더 존귀하다” “생명체를 아끼고 보존하자!” 인가?? “왜 제목은 HOPE 이지??”
하여튼 이번 12년만에 스크린에서 만난 나홍진 감독의 신작 영화 HOPE는, 폐허로 변한 엄청난 규모 스케일의 마을 셋트장과 디테일한 폐허 모습들 그리고 긴박한 스토리 보다는 영화 장면 장면으로만 다가온 긴박한 추격씬 등은 충분한 볼꺼리를 제공했으나, 전편에서 인간 심리를 지독히 물고 늘어졌던 나홍진 감독 임에도 갑자기 외계인, 우주로 갑자기 Jump up 한 HOPE 영화는 나에게 문제작 임에 틀림 없었다.







